<웰컴투동막골>, 박광현, 2005.

제목 : 웰컴 투 동막골 (2005)
감독 : 박광현
출연 :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개봉 : 2005년 8월 4일


_ 관객의 입장에서, 대부분의 영화는 관객이 두가지 태도 중 하나를 취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끼고 있는 팔장을 더 단단히 끼게 만드는 영화와, 어느새 팔에서 힘을 빼버리는 영화. 뭐, 이를테면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해와 바람의 싸움, 같은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 물론 어느쪽이 좋다 나쁘다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_ 이를테면 [친절한 금자씨]가 전자의 영화였다고 할까요. 끊임없이 관객을 도발하고 끝까지 관객과의 자존심을 겨루고 싶어하는 영화. 반면에 [웰컴투동막골]은 후자의 영화였습니다.

_ 영화는 상당히 느슨하고, 착합니다. 부담스러운 앵글이나 불편한 장면은 전혀 없습니다. 내러티브는 약하지만 에피소드는 풍부하고, 전형적이고 통속적인 감성이지만 편하고 부담없다는 의미도 됩니다. 한편으론 만화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편안합니다. 따지고 들자면 한없이 따지고 들 수 있지만, 별다르게 그렇게 하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습니다. 그냥 따뜻할 뿐입니다.

_ 좀더 건조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고, 또 자신이 어때야 하는 지 아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지닐 수 있는 미덕과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자신의 미덕에 좀더 충실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아톤]과 함께 2005년 대중영화의 교본이 될만한 영화같습니다. 내러티브의 아귀가 좀 설거우면 어떻습니까, 화면이 멋지지 않으면 좀 어떻습니까, 당신이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 같이 온 사람과 두시간 자리에 앉아 웃고 울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듯 하더군요.

_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호감이긴 합니다. 팽팽하게 긴장한 영화보단 다소 느긋하게 풀려있는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히사이시 조에 대한 편애도 있었고, 주연배우 셋이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기도 했고(신하균씨는 영화에 출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지구를 지켜라]는 출연하지 않는 편이 좋았을 뻔했습니다. 눈에 힘만 들어가면 왜 자꾸 [지구를...]때의 눈빛이 연상되는건지 -_-;) 연출을 한건 아니지만 장진 감독도 꽤나 좋아하고요. 하하핫 ^^;

_ 뭐,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온 기분이기도 합니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한국 감성으로 영화화되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습니다."미야자키 하야오의 [웰컴투동막골] 드디어 한국에서 실사영화화!" 하하핫 -_-;

_ 아쉬운 건, 영화가 보면 재미있는 영화라는 점이더군요. 배우가 그다지 쎈 것도 아니고, 인지도가 높은 영화도 아니라서 초반 관객 몰이가 중요할 듯 싶습니다. 쇼박스 측에선 개봉까지 20만석 시사회를 하겠다, 라고 하면서 시사회 포문을 어제부터 열었더군요. 아홉시쯤 아무 극장이나 가서 앉아 있으면 동막골 시사회 볼 수 있는 거 아니냐, 라는 농담까지 돌 정도니까요.

_ 캐스팅, 분위기 등 작품 내적인 부분부터 개봉 상황이나 마케팅같은 작품 외적인 상황까지 여러모로 [친절한 금자씨]의 극단에 서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올초 [달콤한 인생]과 [주먹이 운다]의 승부는 참 싱겁게 끝나고 말았지만, 이번엔 "격돌!"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재미있는 승부가 될 듯 싶습니다.


P.S. 감독님이 CF 출신이라선지 인물들을 참 멋지게 잡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강혜정씨는 정말 예쁘게 나왔더군요. [연애의 목적]에선 인물 참 못살렸다 싶었는데.


(2005. 7. 19, 14:00, Mega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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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 (2005) 2005/07/26 14:05 #

    2005.08.04 개봉 / 12세 이상 / 133분 / 드라마,전쟁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영화는 환상을 그려냅니다. 전쟁의 참상과 잔혹함이 비켜간 동막골이라는 마을에 인민군과 국군, 연합군이 함께 했을 때 벌어지는 촌극을 유머러스하게 접근해갑니다. 그 과정은 물론 JSA 에서의 그것과 일견 다릅니다. 전쟁의 긴장감이 촉발하는 위기상황을 동막골 - 어린아이 처럼 막산다는 풀이의 - 부락인의 순진무구함이 덧붙어 자연스레 감정의 무장해제를 꾀하게 됩니다. 강혜정의 캐릭터 역시 그 동막골의 순수를 대표하는 ...... more

덧글

  • Murky 2005/07/21 23:01 # 답글

    시사회권 주셈
  • Kivuli 2005/07/22 01:38 # 답글

    Murky//직접 구하셈
  • pureblue 2005/07/22 15:05 # 답글

    저도 이영화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좀 늦게 보는 일이 생기더라도 오랫동안 롱런 했으면 좋겠네요. 님이 예를 드신 '주먹...' 과 '... 인생'이 둘 다 망한 케이스라면 이번엔 둘 다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 Kivuli 2005/07/22 15:29 # 답글

    pureblue님//그러고 보니 흥행 여부와 그곳까지 넘어가는 시간은 반비례하겠군요 ^^; 한편으론, 의외로 빨리 보게 되지도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네요. 핫.
  • lunamoth 2005/07/26 14:10 # 삭제 답글

    올블에서 찾아 들어왔습니다. 정말 시사회 많이 하는것 같더군요. 영화는 좋았습니다. 후반부의 아쉬움을 제외 하곤, 말씀하신 음악과 화면톤등... ;)
  • Kivuli 2005/07/26 18:39 # 답글

    lunamoth님//하긴, 후반부가 아쉽기는 하지만, 의외로 그런 통속적인 감성이 유효할 것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프쉬케 2005/07/27 15:14 # 답글

    저도 올블에서 보고 왔습니다
    금요일에 시사회에 가게되서 평이 어떤지 훑어보고 있던 중인데
    대체로 평이 참 좋은것같네요
  • Kivuli 2005/07/27 17:07 # 답글

    프쉬케님//착한 영화라, 부족한 것들이 많아도 별다르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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