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신혼집에 여행 트렁크에 지친몸을 얹어 끌고 밍기적거리며 입성한 것이 대충 두 주 전인 것 같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신혼 재미가 어떻느냐고 묻곤 하는데, 솔직한 심정은 '조낸 튜닝 중' 정도 쯤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이 살면서 좋은 점도 참 많고, 이것 저것 잘 챙겨주는 마님 덕분에 참 호강한다 싶긴하지만, 어쨌든 다른 방식으로 살던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된지라, 이것 저것 참 맞출 것도 많고 조정할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하호호 거리다, 참 별거 아닌 것 가지고 툭탁거리고 서운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멘트도 굳으려면 며칠씩 걸리는데, 사람 둘이 하나로 굳으려는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겠지요.

_ 어쨌든, 그래서 그런지 '신혼 재미 어때?' 라든가 '신혼 살림은 어때?' 등의 질문을 들을 때면, '신접살림'이나 '신혼', '우리집' 등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하하호호 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나 혹은 후끈불끈 거리는 땀내나는 동영상보다는, 향기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물론 둘 다 직장생활을 하는데다 아직 음식 만들기에 서툰 탓에 된장찌개나 밥짓는 냄새, 뭐 그런 류는 아닙니다.
Nespresso Citiz C110 RE & Bamboo incense holder

_ 신혼살림 중 단연 베스트 아이템인 네스프레소 머신과, 신혼여행 중 잠시 들린 방콕 짜뚜짝 시장에서 100밧에 가져온 대나무 향받이입니다. 주말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부스스거리며 뽑아 마시는 커피 한잔, 혹은 이른 저녁을 먹고 얼마 읽지도 않을 책을 들고 폼잡기 전에 내리는 커피 한잔, 그리고 대부분 컴퓨터 앞에서 빈둥거리다 입이 심심해 내리는 커피 한잔에, 가끔씩 신혼집엔 커피 향이 돌곤 합니다. 때론 대충 밥을 해치우고 욕실로 들어가기 전 피워 놓은 라벤더 향에, 아니면 청소하며 환기 시킨다고 열어놓은 작은방 창턱 위에 피워 놓은 로즈마리 향에, 신혼집에 향냄새가 돌기도 하고요.

_ 커피 냄새, 향 냄새. 제 신혼생활은, 이렇습니다. ^^

by Kivuli | 2009/09/22 10:44 | 꿈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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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술취한고양이군 at 2009/09/22 11:14
아;;; 우;;;;;; 완전;;;;;;; ㅠ- ㅠ 깨소금 볶는거 보다 더한거 같다능;;
Commented by Kivuli at 2009/09/24 09:43
하하하하;;;
Commented by 파도 at 2009/09/23 14:18
아 부럽다. 흑.
Commented by Kivuli at 2009/09/24 09:44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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